국토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 “더 이상의 분단은 안된다”며 풀뿌리 통일운동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정연진 AOK(Action for One Korea) 대표와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정 대표는 해외를 기반으로 풀뿌리 통일운동을, 배 이사장은 국내를 기반으로 풀뿌리 통일운동을 각각 펼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이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만나 각자가 생각하는 통일운동의 방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놀랍게도 비슷한 게 많아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지 협력이 나올 것 같다.

▲ 정연진 AOK 대표(오른쪽)와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풀뿌리 통일운동을 주제로 좌담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Q. 광복 70주년, 국토분단 70년이 2015년이 말해주듯 결코 경축할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인 것 같다. 올해를 맞는 각자의 소감은?
정연진: 광복 70주년인데 말 그대로 진정한 광복이 되었는가. 광복은 북한에서 해방기념일로 부르는 것으로 안다. 해방을 기념한다는 뜻은 있지만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의 광복은 되었는가?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제가 AOK라는 풀뿌리 통일운동을 시작한 이유도 정말 우리 민, 함석헌 선생의 말로 하면 ‘씨알’이라는, 보통사람들이 역사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리 손으로 통일을 꼭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해방이 미군에 의해 되었기 때문에 통일도 누군가 시켜주지 않을까, 이런 은근한 기대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통일은 언제쯤 될 것 같으세요?’라고 남 말 하듯이 묻는다. 그게 아니지 않나. ‘우리가 몇 년 내에 통일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나가야 된다. 그런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AOK 운동을 LA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많은 지역도 다니면서 풀뿌리, 시민들을 만나왔다.

올해가 굉장히 중요한 게 지역에 기반하면서 글로벌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글로벌 시민운동으로서 AOK가 좀 더 본격적인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엔 통일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오신 단체나 개인들이 계시다. 그분들이 여태까지 쌓아오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해서 큰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만 해도 큰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하고 그 일에 공감하는 단체들을 불러모아 뭔가 큰 흐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배기찬: ‘분단 70년’ 하니까 더욱 드는 생각이, 우리가 보통 일제를 35년이라고 하지 않나. 그 기간 일제 식민지 치하에 있었는데 70년은 그 두 배의 시간이다. 보통 우리가 일제 35년을 얘기할 때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고 얘기하고, 거기서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굉장히 많은 고통을 받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는데 그 두 배나 되는 시간을 우리가 분단으로 지냈고 아직까지 통일하고 있지 못하다, 하는 것은 우리 민족적으로 대오각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 대표님도 얘기하셨듯, 일제 식민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고 그것이 미군, 소련 연합군에 의해 해방은 되었지만 사실은 지금 통일문제라는 것은 거대한 외세가 통일을 못하도록 막고 있는 건 아니다. 결국 우리 내부, 우리 8000만 민족의 힘으로 능히 통일을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분단상태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민족적 대각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Q. 배기찬 이사장께서는 올 초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통일대장정을 시작하셨는데 대장중의 이유도 ‘민족적 대각성’에 있는가?
배기찬: 저도 이런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 국제관계, 남북관계 공부하면서 정 대표님 말씀대로 더 이상 외부의 세력이, 우리가 알 수 없는 힘이 갑자기 통일을 시켜주는 게 아니고, 결국 통일을 이룰 수 있는 힘은 우리 내부에 있다, 그것도 정권을 담당하는 세력이 아니라 민(民), 여기서부터 새로운 힘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저도 통일대장정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오른쪽)이 제주도 통일대장정에서 만난 사람과 함께 남북 지자체별 자매결연을 설명하는 손수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배기찬 페이스북

 

▲ 정연진 AOK 대표(오른쪽)이 AOK가 추구하는 뉴코리아를 설명하는 손수건을 들어보이며 뉴코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연진 페이스북

Q. 두 분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박근혜 정권 들어서 남북관계가 MB 정부 때와는 좀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전망이 좋지 않다. 민간 통일운동을 해오시면서 올해 피부로 느껴지는 남북관계에 대해 전망을 하신다면?
배기찬: 지난 계간 <통일코리아>에도 썼지만 남북관계만 보면 지금 좋아질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미국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정책을 올해 1월부터 시작했고, 그것이 3월 키리졸브 훈련을 비롯해 계속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이어져 갈 것이다. 이것(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올해만 특별한 게 아니라 항상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이 훈련이 특별한 게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압박정책 이런 게 공공공연하게 되었고 그것이 더욱 더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런 상태에서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를 봤을 때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보면 그동안 지지도가 계속 떨어졌는데 새로운 돌파구를 남북관계를 통해 열려고 하는 의지가 그렇게 강한 것 같지가 않다. 정권의 기본적 속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저는 생각할 때, 올해 남북관계는 결코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보면 2006년 10월인가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미사일 실험도 했다. 그런데 2007년 들어오면서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6자 회담 문도 열리고 8월에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지고 그게 연기되어서 10월에 이뤄진 걸 보면 우리가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꼭 안풀린다고 할 수도 없다. 상황이 나쁠 때 한편으로는 새로운 전기가 열리기도 해서 우리가 일반적인 생각으로 보면 악화된 구조하에 있지만 북한으로서는 버티기 힘든 악조건이 있고, 박근혜 정부로서도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게 있어서 그런 점에서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 제가 전문가이긴 하지만 상당히 예측하기 힘든 게 지금의 남북 상황이다.

정연진: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 발언을 해서 통일운동권에서 굉장히 의아해 하기도 하고, 박 대통령이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를 강조했는데 그럼 과연 북한이 볼 때는 (박근혜 정권뿐만 아니라) 남북간에 큰 신뢰를 어기는 쪽이 북이냐 남이냐고 판단을 해볼 때, 국가 정상간에 6·15나 10·4 합의를 깬 게 오히려 남한이 아닌가. 신뢰를 먼저 깨놓고서 신뢰를 회복하자고 하는 게 어불성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통일대박’ 발언이 나왔을 때 AOK가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 결집을 빠르게 할 수 있기에 3일 만에 국내 회원들의 의견을 결집해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띄웠다. ‘통일대박 환상에서 벗어나십시오’라는 내용이었다. 정말 신뢰 회복을 원한다면 쓰는 어휘 하나하나도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박이라고 할 때 이걸 영어로 번역하면 jackpot, bonanza 이렇게 해야 하는데 이것은 일확천금의 환상이 들어가 있는 단어다. 이걸 북쪽 동포들이 들었을 때 남한의 진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배려를 해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남한 정권의 근본적인 정책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대북정책이 180도 널뛰듯 왔다갔다 하는데 정말 이번엔 국민의 이름으로, 정권의 필요에 의해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라, 국내 정치가 안풀려서 남북관계를 돌파구로 활용하는, 그래서 남북관계가 다음 정권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면피용 대북정책은 국민의 이름으로 더 이상 허락하면 안된다고 본다.

Q. 통일을 위해 일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교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누가 어디에서 언제 시작해야 할까? 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배기찬: 그 대목에서는 몇 가지 남북관계 역사를 볼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교류협력에 있어서 1980년대까지는 그런 것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안기부 같은 데서만 움직이는 상태였고, 그후로는 ‘창구 단일화’라는 논리로 정부가 독점을 했다. 정부만이 교류협력을 했고, 그 이후로는 ‘창구 다변화’라고 해서 민간들도 북한과 교류·협력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그러다가 이제 모든 창구가 닫혀버렸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마저도 다 닫힌, 어떻게 보면 1980년대 이전의 냉전으로 돌아간 상황인데 저는 여기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남과 북의 교류협력 이 부분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지 어떤 상황이라도 계속 유지되는 게 필요하고, 정부가 그것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민간에 맡겨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건 정부 차원의 인식 전환만이 아니라 국회와 언론, 일반 국민도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교류협력의 인식 전환인데 이것은 결국 통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대통령과 통일부를 중심으로 한 통일정책이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이제는 입법부, 사법부, 나아가서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인들도 모두 통일의 주체라고 인식하고, 더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민간인들,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민간의 힘을 통일의 주체로 인정하는 게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지금의 남북관계, 남한의 상황만을 놓고 보자면 굉장히 혁명적인 발상인데?
배기찬: 혁명적이면서 헌법적이라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한다’라고 되어 있다(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에 결국은 주권자인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의 기존 관성으로 보면 굉장히 혁명적이지만 헌법에 기반한 정신이다, 이것을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우리에겐 평화적인 통일을 보장한 헌법도 있고,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보장하는 법률도 있지만 MB 정부의 행정조치인 5·24조치 하나로 남북관계가 전면 차단될 정도로 헌법이나 법이 힘이 없지 않나. 그만큼 아래로부터의 통일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연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정연진: 사실 지금 통일운동은 굉장히 위축되어 있다. 이러다가 또 ‘통일운동이 탄압받지 않나’ 하는 우려도 실제로 많이 있다.

배기찬: 그런 면에서 보면 통일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새로운 각성,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새로운 비전, 이런 것들을 아래로부터, 국민 한사람 한사람, 지역의 각종 단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저는 주로 지역을 다니면서 통일대장정이라고 해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려고 하지만 정 대표님처럼 SNS나 다양한 도구를 통한 통일운동도 다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정연진: 이와 관련해 해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행법상 해외 동포가 북한에 가는 걸 막을 수 있는 조치가 없으니까 얼마든지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AOK 운동도 비슷하다. 남과 북이 이렇게 대치되어 있지만 해외 동포가 나서서 남북이 서로의 장점을 바라보게 해주자, 그 매개 역할을 우리가 해주자는 취지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데 오작교를 까마귀와 까치들이 다리 놔주듯 남북이 만나는 데 해외동포들이 이마가 하얗게 다 까지더라도 오작교가 되어주자, 그런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런데 계간 <통일코리아>에서 ‘지방이 통일의 주역이다’라고 하는 기사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모든 게 중앙집권적인 한국에서 지방이 어떻게 통일의 주역으로 되게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유심히 계간 <통일코리아>가 그동안 노력하신 것을 지켜봤다. 굉장히 칭찬하고 싶다. 북한에 군(郡)이 200몇 개가 있는데 그것과 남한의 지자체를 가상에서 자매결연을 맺어줄 수 있다.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하나 만들든지 해서 정보를 계속 올리면 된다. 예를 들어 북한의 어느 고장인데 ‘대중목욕탕이 없으니까 목욕탕을 지어주자’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 그것이 해외동포를 통해서 가능하다. 우리가 가서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다. 그 좋은 예가 평양과기대 아닌가. 이 학교는 북한의 예산을 전혀 쓰지 않고 해외동포들이 순수 모금하고 교수들도 데리고 가서 그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해외동포를 통한 남북 지역간에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현행법을 어기지 않는 일이다.

배기찬: 성경적으로 보면 에스겔서에 하나님이 막대기 두 개를 취해서 하나는 북이스라엘, 하나는 남유다라고 쓰서 그것을 ‘네 손에서 하나로 묶으라’고 하는데 저는 그 묶는 끈의 역할이 해외동포라고 본다. 해외동포는 우리 전체 인구로 봤을 때 10% 정도 된다. 전체 우리 인구 8000만 중 7300만은 한반도 안에, 나머지 700만은 해외동포로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 10%의 해외동포가 남북을 하나로 묶는 끈이라고 생각한다. 묶는 방법은 다양하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 차원에서도 그 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염두에 주셨으면 하는 것은 AOK에서도 뉴코리아로 쓰기 시작하고 우리도 그렇게 쓰고 있는데 이렇게 쓰는 것을 단순히 산술적 합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렇게 묶어지면서 저는 새로운 코리아, 뉴코리아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일과정을 바라볼 때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다양한 의견의 차이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남북한 코리아가 하나로 합쳐 새로운 코리아, 뉴코리아가 되어야 한다는 건데?
정연진: 그렇다. 남북 코리아, 거기에 해외동포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본다. 일제 강점기하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선조들이 피를 많이 흘리셨는데 일제를 물리친 다음에 어떤 해방조국을 세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 국민적 합의가 잘 안되었다. 앞으로의 통일운동은 미래지향적인 통일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AOK 한반도 손수건을 보여주며) 지도를 하얗게 그린 이유가 있다. 파란색, 빨간색 등 기존의 사상이나 이념, 기득권을 다 하얗게 비우고, 하얀 지도에 어떤 이념과 어떤 가치가 들어서야 할지 우리 스스로가 그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 아닌가.

Q. 남북 자매결연의 가능성이 과연 있을까? 이상적이긴 한데 남북관계 현실을 놓고 볼 때 과연 가능할까?
배기찬: 올해 서울시가 평양을 대상으로 도시 교류를 하기 위해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관계자분들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까지 중앙정부 차원에서 움직임이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그 동력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정연진: 경기도와 인천시도 남북 교류에 굉장히 적극적인 것 같더라.

배기찬: 그렇다. 제주도도 남북교류에 관심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지방이 주도성을 가지기엔 힘든 상황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저도 계간 <통일코리아>에서 강조했던 것이 인식의 전환을 하자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안움직인다고 해서 민간차원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지방에서 뭔가 일어나면 좋겠다. 지자체들이 모여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지방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다양한 시민단체들도 모여서 ‘올해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는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다. 종교계도 마찬가지고. 벌써 2015년 된 지 두 달이 지나지 않았나. 이렇게 어~ 하면서 지나가면 ‘2015년에도 아무 일이 없었네’ 하면서 낙담해버리지 않을까. 새로운 모멘텀을 만드는 데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이나 AOK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정연진: 그렇다. 힘을 합쳐야 한다.

▲ 정연진 AOK 대표와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풀뿌리 통일운동을 주제로 좌담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Q. 올해 이미 진행하고 계신 일도 있고, 앞으로 예정된 계획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연진: 올해는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큰 물결을 만들어가자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풀뿌리들이 참여해 한 방울 두 방울 물이 모이면 바다 같은 해일이 되는 것처럼 배기찬 이사장님이 대장정을 하고 계시다면 우리는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부터 물결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일을 하고 있다. 5월 24일이 세계 비무장의 날인데 크리스틴 안이라는 세계 평화활동가가 계시다. 어릴 때 이민 가서 한국 말을 잘 못하는데 이 친구가 2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을 진짜 끝내야겠다, 이것을 위해 세계 여성 리더들을 모아보자고 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 2명을 포함해 세계 여성 평화활동가를 모아보자고 한 것이다. 엠네스티인터내셔널, 헤이그평화회의 등 평화운동에 있어서는 굉장히 이름이 있는 평화리더들, 월트 드즈니 설립자의 손녀 애비게일 디즈니 영화 제작자 등 30여 명을 규합했다. 저 같은 재외동포들도 합류해서 5월 20일 전후로 평양, 판문점 가로질러 서울로 오는 평화대회를 한다는 국제 여성 평화걷기라는 프로젝트다. 이것을 성공적으로 성사시켜 단순히 단발적 행사가 아니라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는 날까지 활동을 하시겠다고 하는 분들이 규합이 되었기에 국제 여론을 조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이런 분들이 한국에 온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7월 27일 정전기념일엔 저희가 해마다 글로벌 액션 행사를 해왔는데 지구촌 곳곳에서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는 해외 동포들이 각자 생각이나 행동을 묶어내는 것이다. 화상회의나 SNS 등을 통해서. 올해가 3년차인데 올해는 좀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부터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게 OK(One Korea) 캠페인이다. 통일을 말할 때마다 ‘우리는 원래 하나였고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되길 원해’라는 걸 알려가자는 것이다. 거대한 외교정책 하는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평화와 통일을 만들자는 것이다. 왜냐 하면 많은 서양 사람들은 원래 남한과 북한이 원래 그렇게 분단되어 있는 줄 안다. 우리가 50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줄은 잘 모른다. 우리는 하나였고,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세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된다고 본다. 올해가 기회가 좋은 게 세계사적으로 보면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전 70년이다.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가 세계에서 많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8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이 투하된 날이어서 그 날을 전후해 세계 평화의 종 울리기를 하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전세계인이 평화의 종 울리기를 하자, 이렇게 운동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것과 제휴해서 7월 27일은 전세계 사람들이 한반도 평화의 종 울리기를 핸드폰을 통해 한다든지, 앱을 개발한다든지 해서 종을 울린다면 전세계적으로 한반도의 종전과 평화를 염원하는 엄청난 울림이 될 거라고 본다.

그리고 8월 15일이 광복 70주년이어서 지금 추진되는 프로젝트가 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제안하신 건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요즘 학교에서는 안배우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겐 점점 잊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통일의 열망이 점점 시들어가는데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8월 15일을 전후해 SNS를 기반으로 세계 1000만인이 합창을 하자, 그래서 4명의 발기인이 만들어졌고, 33인의 준비위원이 세워졌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1945명의 추진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세계적인 작곡가를 기용해서 현대적으로 작곡한 다음에 교향악단으로 연주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개인이나 몇몇 분들이 부를 수도 있을 거고 어쨌든 전세계 1000만인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자, 그래서 AOK도 동참할 것이다. 이걸 8월 15일에 전체적으로 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5월, 7월, 8월 내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면서 뭔가 액션으로 옮기면서 커다란 물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을 위해 여태까지 통일운동을 해오신 분드을 한 자리에 모아 논의와 준비를 해봤으면 한다.

배기찬: 저도 통일대장정을 하면서 이것이 단순히 사람 만나고 강연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뭔가 액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은 한편으로는 지난해 1년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 중에 고려인들이 이주됐던 길을 거슬러서 자동차로 횡단했던 일이 있어서 한반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휴전선까지 한번 대행진을 8월 15일까지 해봤으면 하는 것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8월 15일에 휴전선 부근에서 손에 손을 잡고 뭔가 서로 연합하고 마음을 모으는 휴전선 전체 250㎞를 잇는 행사도 했으면 좋겠다. 20만 정도가 있으면 가능할 것 같다. 우리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국제사회에 표출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도 좋고 하나의 선언문 비슷한 걸 서명받아서 100만이 됐든 1000만이 됐든 이렇게 해서 국제사회, 즉 UN이나 중국 등에 전달하고 이걸 가지고 정부에도 전달해서 뭔가 새로운 인식이 일어나게 하는 일도 필요할 것 같다.

그러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현재 남한과 북한 모두가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고 있는 게 나무심기다. 다른 교류는 전혀 이뤄지지 않지만 나무심기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하고 있으니까 이른 바 ‘통일 나무심기’를 위해 각 지역별 활동이 일어나면 좋겠다.

정연진: 그 전에 AOK 회원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했었는데 지금 지구 온난화 때문에 사과재배 상한선이 자꾸 올라가고 있다. 남한이 자꾸 아열대화 되어서 이제 커피 농사까지 남한에서 지을 수 있다고 할 정도니까. 전 지구인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다.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북한 땅에 사과나무를 심으러 가자, 지금은 상한선이 올라가서 북한 땅에 사과를 재배할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가 더 진행되어서 북한 땅에 사과가 안되는 시기가 곧 올 수 있다. ‘북한 땅에 사과나무심기’를 전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벌여서 지구도 살리고 통일도 염원하는 그런 일을 하면 어떨까 논의한 적 있다.

세계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서 스티커도 제작했다. ‘What can you do for peace now?’ 평화는 이렇게 급한 것이다, 전쟁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 이런 식으로 호소하기 위한 것이다. 5월 24일 그 프로젝트가 잘 되면 세계 여성들이 오니까 국제 서명운동을 벌일 수 있으니까. 뭔가 눈에 보이는 걸 얘기하면서 서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요즘 거의 세일즈맨처럼 활동하고 있다. 어딜 가나 홍보하고, 핸드폰이나 지갑게 스티커 붙이라고 하고, 어딜 가나 누구를 만나나 그런 요청을 한다(정 대표의 요청으로 배 이사장과 기자의 핸드폰에도 ‘What can you do for peace now?’라는 스티커가 붙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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